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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은 이렇다

 

내가 물이 되어 스미고 싶은,

몸속에 고여 찰랑이고 싶은,

세상에 그런 사람이 있어서,

나는 그리로 흘러갈 것이고,

그의 몸속을 돌 것이고,

때로는 몸 밖으로 솟아올라,

가볍게 가볍게 높이 떠돌며,

세상을 한 바퀴 돌다가,

세상을 두 바퀴 돌다가,

세상을 세 바퀴 돌다가

이윽고 물이 되어 스미고 싶은,

바로 그 사람을 찾아내어,

다시 물이 되어

그의 몸속으로 들어가서,

고요히 찰랑거리거나

괜히 흘러가거나 하다가,

이 밖에 무슨 일이 또 있겠는가.

무슨 일이 더 소중하겠는가.

설령 다른 길이 있어도

이 길이면 됐다 하면서,

그의 몸이 되기도 하다가.


김선굉 시집 제7집 75편 (2020년) 시선집

시선집은 그간에 펴낸 시집속에서 나름 발췌하여 뽑은 시를 모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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