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은 이렇다
내가 물이 되어 스미고 싶은,
몸속에 고여 찰랑이고 싶은,
세상에 그런 사람이 있어서,
나는 그리로 흘러갈 것이고,
그의 몸속을 돌 것이고,
때로는 몸 밖으로 솟아올라,
가볍게 가볍게 높이 떠돌며,
세상을 한 바퀴 돌다가,
세상을 두 바퀴 돌다가,
세상을 세 바퀴 돌다가
이윽고 물이 되어 스미고 싶은,
바로 그 사람을 찾아내어,
다시 물이 되어
그의 몸속으로 들어가서,
고요히 찰랑거리거나
괜히 흘러가거나 하다가,
이 밖에 무슨 일이 또 있겠는가.
무슨 일이 더 소중하겠는가.
설령 다른 길이 있어도
이 길이면 됐다 하면서,
그의 몸이 되기도 하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