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로 가리라
산에 막히고 물에 막히고 사람에 막혀,
내 그대에게로 갈 길이 멀어,
이 푸른 풀잎 아래
바람과 더불어 서성이나니,
넘어도 넘어도 끝이 없을 산을
다 넘으면 내 사랑은
그래도 새로운 시작이었으면 좋겠네.
푸른 말굽으로 밀려오는 유월의 그리움.
왼몸 저리도록 너는 나를 휩싸고 있느냐.
첨벙거리며 강을 건너는
미루나무의 긴 정강이에
피라미떼 자주자주 은비늘 부딪고,
몸살 같은 초록의 불기둥을 타고 오르는
찬란한 목숨의 연소.
한 번도 옳게 사랑한다고
말해 주지 못 한 그대에게로
산을 건너 물을 건너 사람을 건너,
내 기뻐하며 먼 길 가깝게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