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당에는 뱀장어가 산다
송영당에는 뱀장어가 산다. 속이 환한 푸른 물 아래 넘실, 八水谷 휘돌아 불어오던 솔바람 한 자락 두 자락 세 자락 소리 없이 드나들던 그 물 아래 뱀장어가 산다. 그 곁에 메기도 산다. 쏘가리도 산다. 점잖게 엎드린 고무신짝만한 꾸구리도 산다. 그 물 아래 하나 같이 등 검푸르게 빛나던, 송영당에는 붕어, 꺽지, 모래무지, 잉어, 퉁가리, 종매리, 쌀미꾸라지, 기름쟁이, 피라미, 송사리도산다. 가재도 새우도 함께 살던 그 여울 가, 여뀌꽃 낱낱이 고왔던 날짜를 지나, 금호강 검은 물 힘겹게 흐르는, 내 지금 여기쯤 흘러와 환하게 산다. 지금도 가슴을 열면, 서늘한 그 물길 한정 없이 흘러든다. 출렁이는 가슴 맨 아래 무거운 담석 부근에는 구불텅, 고운 새끼를 치며 뱀장어가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