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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한 잔에 시 한 수로

 

방랑 같은 걸 꿈꿀 수 없는 시절을 산다밀란 쿤데라식의 느림은 얼마나 사치인가나는 신천대로가 끝나는 팔달교 부근이 꽉 막히기를 기대하며 차를 몬다차가 금호강 느린 흐름보다 더 느리게 움직일 때나는 비로소 강을 굽어본다중금속으로 이제 얼음이 얼지 않는 강그 위를 걷는 겨울새의 처연함 같은 것거기 노을이라도 비칠라치면물결은 어린 아이처럼 몸을 움직여 금빛으로 반짝이는 것이다차는 느리게 움직이다 한참을 멈추어 선다버튼을 눌러 신중현의 새 앨범 김삿갓을 듣는다.

 

<천리 길 행장에 남은 일곱 푼을들주막 석양에 술을 보았으니어찌 하겠는가>

 

대체 술이며 풍경의 깊이는 어떻게 획득되는가 로큰롤은 신중현의 저항의 방식이며 유효해 보인다방법이 있다면 늙음 또한 두려워할게 아니지 않는가 그러나 세상을 술 한 잔에 시한 수로 건널 수 없음이여내 몸 또한 저 물과 같아서, 처음은 순결했으나 이제 마음의 가장 얕은 바닥조차 비출수 없게 되었다.


김선굉 시집 제7집 75편 (2020년) 시선집

시선집은 그간에 펴낸 시집속에서 나름 발췌하여 뽑은 시를 모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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