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Extra Form

별을 보며

 

밤은 빈 잔이다.

한 잔의 캄캄한 알코올로 밤은 살아 있고,

숨결 같은 바람이 그 위를 떠돌 때,

가슴 먼 깊이로 아프게 박혀 와서

반짝이는 별.

빈잔 속을 별이 아니라 붉은 목숨으로

우리는 성좌처럼 장엄히 누워

서른 혹은 마흔의

그런 나이로 밤을 떠돌거나,

서로의 가슴 먼 깊이로

아프게 박혀 가고 있다.

황홀한 불면을 위하여

내 오른손이 들어 올리는 가득한 잔에

점점점 뿌려지는 별빛을 보며,

내가 꺾어들고 있는 생애의 길목.

낯선 사내의 낯익은

쓸쓸한 뒷모습을 만나고 있다.


김선굉 시집 제7집 75편 (2020년) 시선집

시선집은 그간에 펴낸 시집속에서 나름 발췌하여 뽑은 시를 모은 책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시작~
77 [시인의 말] file
76 붉은 하늘
75 나의 사랑은 이렇다
74 시인
73 달을 품다
72 머플러
71 굴참나무
70 우두커니나무
69 백당나무 열매는 안이 환해요
68 길고 따뜻한 팔
67 섬말나리
66 산당화
65 사진
64 호수
63 탑리 일박
62 분별
61 눈썹담
60
59 나는 그때 속으로 울었다
58 목련
57 너는 붉게 흐른다
56 금호강
55 동강
54 낙엽은 제 이름을 부르며 진다
53 붉은몸
52
51 빈 술잔을 위하여
50 콘트라베이스
49 두 귀
48 술한 잔에 시 한 수로
47 철학하는 엘리베이터
46 전위에 대하여
45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44 통증
43 탑이 내게로 오다
42 찔레
41 물 위의 오리
40 노을을 보며
39 밖을 내다보는 남자
38 두 시의 서재
37 담배 피우는 남자
36 흐린 오후
35 나비까페
34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33 몰아
32 송영당에는 뱀장어가 산다
31 카드를 넣으며
30 석남사 백일홍
29 저것은 완성일까
28
27 젖음에 대하여
26 목련
25 송욱을 생각함
24 아빠는
23 가을 우화
22 그대에게로 가리라
21 처서
20 만파식적*
19 쓸쓸한 풍경
18 정선아리랑
17 밀양아리랑
16 강원도아리랑
15 진도아리랑
14 사물시
13 귀가
12 二月을 위하여
» 별을 보며
10 라일락의 시
9 고독
8 금호강 하류
7 서른
6 그리움의 시
5 열모의 노래
4 모과를 위한 서정시
3 우기(雨期)의 시
2 위천에서
1 ■ 시인의 산문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Nex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