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보며
밤은 빈 잔이다.
한 잔의 캄캄한 알코올로 밤은 살아 있고,
숨결 같은 바람이 그 위를 떠돌 때,
가슴 먼 깊이로 아프게 박혀 와서
반짝이는 별.
빈잔 속을 별이 아니라 붉은 목숨으로
우리는 성좌처럼 장엄히 누워
서른 혹은 마흔의
그런 나이로 밤을 떠돌거나,
서로의 가슴 먼 깊이로
아프게 박혀 가고 있다.
황홀한 불면을 위하여
내 오른손이 들어 올리는 가득한 잔에
점점점 뿌려지는 별빛을 보며,
내가 꺾어들고 있는 생애의 길목.
낯선 사내의 낯익은
쓸쓸한 뒷모습을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