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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

 

낮은 목소리로 그대 이름 부르노라.

여름의 끝에서 듣는 풀벌레 소리.

너의 표정처럼 잠시 흔들리는 어둠.

별빛이 먼 배경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짝이는 건 별빛뿐인 듯.

숨죽여 흘리는 내 피는 캄캄하여라.

너를 향해 내민 손은 어둠 속에서 희고,

밤과 더불어 그리움만 커 간다.

다시 낮은 목소리로 그대 이름 부르노라.

너는 깊은 어둠으로 대답하고 있나니,

네가 지금 많이 쓸쓸해하고 있다면

그건 나의 그리움이 작은 탓이다.

나는 멈추어 서서도 떠나가나니,

거기 무수한 가을을 배경으로 그대 있으리라.


김선굉 시집 제7집 75편 (2020년) 시선집

시선집은 그간에 펴낸 시집속에서 나름 발췌하여 뽑은 시를 모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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