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얼마나 여러 번 몰아친 비바람이었느냐며,
사진은 깊은 주름을 보여주고 있다.
얼마나 여러 번 몰아친 눈보라였느냐며,
사진은 흰 머리카락을 보여주고 있다.
얼마나 여러 번 울린 우레였으며,
얼마나 여러 번 내리친 번개였느냐며,
사진은 금이 간 살갗을 보여주고 있다.
비바람이 지나가면서 파놓은 강변이라며,
몸속 가득히 눈보라가 흩날리는 거라며,
우레와 번개가 터져 나오는 거라며,
깊은 주름과 흰 머리카락을 들이대면서,
갈라진 살갗과 마른 음성을 들이대면서,
내 청춘을 여지없이 기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