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품다
겨울 달이 하현 쪽으로 이울어가고 있다.
찬 하늘에 높이 뜬 그 팔자가
얼마나 춥고 기막히겠는가.
손을 뻗어 달의 얼굴을 만진다.
이런, 열이 있다.
끌어당겨 품에 안는다.
내 몸이 하늘인 양이 녀석이
밤이 새도록 몸을 도는 것이었다.
밤새도록 몸이 환했다.
하루 낮을 더 품고 있다가
다시 하늘에 올려놓았다.
캄캄해질수록 더욱 환하게 잠기는,
내 몸은 흐르는 강물.
월인천강(月印千江) 황홀한 물길이
내 몸을 휘감아 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