二月을 위하여
이월은 몸살처럼 미열과 오한과
약간의 아픔과 여린 물살로 이마를 흐르고,
혹은 내 첫사랑의 모습으로
서툴고 어색하게 내게로 왔다.
눈물겹도록 시린 마음이 부끄러워
내 하얀 표정을 지우고 지우던,
쓴 술잔으로 비우거나 담배로 태워버린
내 스물의 아픈 시절을 닮아
또 그렇게 짧고 안타까운 달.
습관처럼 이월에는 목감기를 앓고,
부어오른 편도선 위를
자욱이 흐르는 연기 속에서
아픔과 기쁨으로 살아 있는 목숨의
그 기쁨과 아픔을 분별하면서,
사랑하리라,
눈이 내리면 눈에 묻히던
내 좁은 어깨며 이마며 저만치의 산하.
눈이 내리면 또 눈에 묻히던
내손 시린 서른의 삶과 눈 덮인 이십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