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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月을 위하여

 

이월은 몸살처럼 미열과 오한과

약간의 아픔과 여린 물살로 이마를 흐르고,

혹은 내 첫사랑의 모습으로

서툴고 어색하게 내게로 왔다.

눈물겹도록 시린 마음이 부끄러워

내 하얀 표정을 지우고 지우던,

쓴 술잔으로 비우거나 담배로 태워버린

내 스물의 아픈 시절을 닮아

또 그렇게 짧고 안타까운 달.

습관처럼 이월에는 목감기를 앓고,

부어오른 편도선 위를

자욱이 흐르는 연기 속에서

아픔과 기쁨으로 살아 있는 목숨의

그 기쁨과 아픔을 분별하면서,

사랑하리라,

눈이 내리면 눈에 묻히던

내 좁은 어깨며 이마며 저만치의 산하.

눈이 내리면 또 눈에 묻히던

내손 시린 서른의 삶과 눈 덮인 이십대.


김선굉 시집 제7집 75편 (2020년) 시선집

시선집은 그간에 펴낸 시집속에서 나름 발췌하여 뽑은 시를 모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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