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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시

 

널 위하여 한 채의 섬을 사고 싶었다파도에 흰 발목을 묻을 수 있는 해안이 낮은 섬을 사고 싶었다널 위하여 오늘은 눈이 내리고그 속을 내가 걷고 있다옛날엔 나의 어깨가 아름다워서 흰 달빛을 무겁게 얹을 수 있었고머리채에 푸른 바람을 잉잉 머물게 할 수도 있었다온몸으로 눈을 받으며 눈길을 걷는 것은 참 쉬운 일이었다나를 피해 마른 풀잎과 잔가지에 내리는 눈발을 보며나는 지금 서툴게 걷고 있다흰눈 속에서 홀로 붉고 붉어서 부끄러워라천천히 멈추어 서서 천천히 눈을 감는다그러나 잠시 후 눈이 그치면 금오산은 한 채의 희디흰 섬으로 떠오를 것이고내 눈은 아름다운 섬을 아름답게 볼 수 있으리라그걸 네게 주겠다너무 작은 내가 너무 큰 그리움을 너에게 주리라.


김선굉 시집 제7집 75편 (2020년) 시선집

시선집은 그간에 펴낸 시집속에서 나름 발췌하여 뽑은 시를 모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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