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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한 무리 어린 봄이 백화산 계곡 입구에서 머뭇댄다. 한참을 서성이다 산의 깊은 자궁 속을 헤집어 들어 온몸 구석구석으로 홑어져 스민다. 움찔움찔 몸 비트는 산의 흰 속살을 般若寺 극락전이 지긋이 누른다. 그 어린 것들. 수미단 위에서 잠시 헤살짓다 부처님 엉덩이를 기어올라 옆구리를 간질인다. 극락전 늙은 기둥을 타고 올라 작은 부리로 낡은 단청을 툭, 건드리다가, 심심하면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을 흔들어 울리기도 한다. 배롱나무 실핏줄을 타고 올라 손가락 낱낱이 붉게 터트려 생손 앓게 한다. 이 풀 저 풀, 이 나무 저 나무, 이 기슭 저 기슭, 참 여럿 가슴 불지르며 돌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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