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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에서

 

바다는 실눈을 뜨고 남도의 봄을 바라보고 있다

섬은 수줍은 연록의 표정으로 물이 오르고

勿巾里의 늙은 잡목수림은 아직 수묵의 잿빛

긴 잠에서 깨어난 짐승처럼 느리게 뒤척이고 있다

슬쩍 몸을 스치는 바람끼 많은 봄바람에도

땡나무 푸조나무 광대싸리 참느릅 윤노리 나무

물건리의 잡목수림은 생각이 깊어서

살구꽃 동백꽃 산벚꽃의 호들갑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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