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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을 보며

 

노을은 마음을 쓰리게 한다.

붉게 번지는 빛은

펜트겐처럼

깊은 상처의 골격을 훤히 비춘다.

황악산 主峯이 길게 그어가는

굵은 획의 능선,

억센 붓끝이 노을에 젖어 순해진다.

노을은 천천히 사위어가며,

세상을 고요히 가라 앉히는데,

산의 검은 등뼈 아래서는

짐승의 붉고 뜨거운 피처럼

독오른 봄꽃들 희고 붉게 피어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