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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욱을 생각함

 

바람은 萬籟를 거느린다.

가을 속을 깊이 흐르는 강.

물길은 여원 갈대의 허리를 자욱히 스치고

에이는 듯 오늘은 내 발목이 시리다.

한 뜻을 세우고 굳게 껴안아도

시간과 더불어 그대 또한 홀로 서 있을 뿐.

이윽고 한 생애가 깊이 무릎을 꺾으면

또 낯선 한 생애가 눈부시게 있을 것을 믿는다.

바람은 갈대의 수만큼 가늘게 흩어져

깊은 가을의 여원 전모를 일별하고

우리의 겨울 근처에서 굳건히 뭉쳐 울 것이니

내 한 小人으로 정직하게 떨며

그 소리를 듣겠다.

세상은 海印戀歌의 이루 못 헤아릴 깊은 수심.

넘실 기우는 사랑을 껴안으면

뜻없는 한 오리 바람이 일어

그대의 서리 문은 모발이 남녘으로 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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