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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가 올 때가 되었다

 

이제 오리가 올 때가 되었다.

이 녀석들 또 이 땅의 물 가로 내려앉아

괘액괘액, 하면서

겨울 한 철 내 곁에서 보내겠다.

나는 오리 할아버지.

세상에서 가장 어설픈 몸을 가진

세상의 모든 오리들의 할아버지.

나는 오리의 날개를 좋아한다.

오리는 두 뼘 채 안 되는 날개로

무거운 몸통 하늘 높이 들어올려

수만리 먼 길을 날아와서는,

지친 기색도 없이 내 곁으로 와서.

할아버지께 인사를 한다는 것이

괘액패액, 하면서

내 이름 마구 불러재끼는 것이다.

저 녀석들이 굉굉괴앵, 하지 않고

패액괘액, 하는 것은

할아버지 존함 그대로 부르기가 좀 뭣해서,

제딴에는 약간 비틀어 부르는 것이다.

알았다. 이놈들아, 하면서

나의 겨울은 키 큰 갈대숲 너머

차가운 강물이 보이는 강둑에서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