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쟝 주네를 생각함

 

여기는 한국의 여름 하오 네 시

노래를 부르다 죽은 너의 넋이 오늘은

이 나라의 바람으로 불고 있다.

너의 노래가 떨리면서 여름을 지나 가을로

겨울로 겨울로 깊이 번져갈 때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젊었었고

나는 미지의 사내아이였다.

무슈 쟝 주네.

내 직장은 대구시 봉덕동 山번지

山그늘 같은 세월이 어둡게 혹은 밝게 흘러가는

이 나라의 아이들이 자라는 곳.

나는 지금 窓가에 기대어 서서

너의 노래를 만나고 있다.

불란서에서는 네가 죽어 간 감옥이

향기롭게 빛나는 빠리.

마치 보석처럼 그 방에는

밤에도 어둠에 묻히지 않는 빛

희디흰 노래가 들려오고 있다.

장 주네, 어느 비오는 날 밤 내가

어머니의 등에 매달려

맑고 투명한 꿈을 꾸고 있을 때

너는 자유스럽게

비를 맞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때 너의 긴 한숨은

처음으로 나를 답답하게 했고

비로소 내 가슴에 우울한 시간을 흐르게 했다.

그 우울은 처음 서툴게 지나가곤 했지만

나는 어머니의 등을 내려

여태껏 발바닥 뜨거운 보행.

이제 너의 노래는 오히려 낯설고

너는 내게서 아득히 멀다.

七月의 해거름 거리에는 여름을 건너는

수많은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하고

그들의 발길은 맹목의 씩씩함.

나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퍽 쓸쓸해지곤 한다.

아름다운 너의 나라

그건 인형을 보고 알게 되었지만

오늘 너의 넋으로 오는 하오의 바람으로

그들의 웃음이 아프게 가슴을 밟아오고

가벼운 발길이 무겁게

, 너무 가까이로 다가오고 있다.

나는 그들과의 먼 同行을 생각하면서

문득 아득히 그대를 잊고 있는데

쟝 주네 너는 지금

가진 것 모두를 하염없이

숨찬 바람으로 내게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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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쟝 주네를 생각함 10
73 雨期의 詩 7
72 二月을 위하여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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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歸家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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