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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시

 

널 위하여 한 채의 섬을 사고 싶었다파도에 흰 발목을 묻을 수 있는 해안이 낮은 섬을 사고 싶었다널 위하여 오늘은 눈이 내리고그 속을 내가 걷고 있다옛날엔 나의 어깨가 아름다워서 흰 달빛을 무겁게 얹을 수 있었고머리채에 푸른 바람을 잉잉 머물게 할 수도 있었다온몸으로 눈을 받으며 눈길을 걷는 것은 참 쉬운 일이었다나를 피해 마른 풀잎과 잔가지에 내리는 눈발을 보며나는 지금 서툴게 걷고 있다흰눈 속에서 홀로 붉고 붉어서 부끄러워라천천히 멈추어 서서 천천히 눈을 감는다그러나 잠시 후 눈이 그치면 금오산은 한 채의 희디흰 섬으로 떠오를 것이고내 눈은 아름다운 섬을 아름답게 볼 수 있으리라그걸 네게 주겠다너무 작은 내가 너무 큰 그리움을 너에게 주리라.


김선굉 시집 제7집 75편 (2020년) 시선집

시선집은 그간에 펴낸 시집속에서 나름 발췌하여 뽑은 시를 모은 책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시작~
77 ■ 시인의 산문
76 위천에서
75 우기(雨期)의 시
74 모과를 위한 서정시
73 열모의 노래
» 그리움의 시
71 서른
70 금호강 하류
69 고독
68 라일락의 시
67 별을 보며
66 二月을 위하여
65 귀가
64 사물시
63 진도아리랑
62 강원도아리랑
61 밀양아리랑
60 정선아리랑
59 쓸쓸한 풍경
58 만파식적*
57 처서
56 그대에게로 가리라
55 가을 우화
54 아빠는
53 송욱을 생각함
52 목련
51 젖음에 대하여
50
49 저것은 완성일까
48 석남사 백일홍
47 카드를 넣으며
46 송영당에는 뱀장어가 산다
45 몰아
44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43 나비까페
42 흐린 오후
41 담배 피우는 남자
40 두 시의 서재
39 밖을 내다보는 남자
38 노을을 보며
37 물 위의 오리
36 찔레
35 탑이 내게로 오다
34 통증
33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32 전위에 대하여
31 철학하는 엘리베이터
30 술한 잔에 시 한 수로
29 두 귀
28 콘트라베이스
27 빈 술잔을 위하여
26
25 붉은몸
24 낙엽은 제 이름을 부르며 진다
23 동강
22 금호강
21 너는 붉게 흐른다
20 목련
19 나는 그때 속으로 울었다
18
17 눈썹담
16 분별
15 탑리 일박
14 호수
13 사진
12 산당화
11 섬말나리
10 길고 따뜻한 팔
9 백당나무 열매는 안이 환해요
8 우두커니나무
7 굴참나무
6 머플러
5 달을 품다
4 시인
3 나의 사랑은 이렇다
2 붉은 하늘
1 [시인의 말]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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